도자기를 언제부터 좋아했는지....
생전에 출장이 잦으신 아버지는 지방에 가시면 고물상에 들르셨던 듯 싶습니다.
돌아오실 때면 이 빠진 옛날 접시, 나무 등잔, 연대를 알 수 없는 술병,,,낡았지만 소리만은 맑고 청아한 아코디언..등을 가져다 주셔서 ..저는 늘 이번에는 무얼 가져오실까 하는 궁금증을 안고 아버지의 귀가를 기다리고는 했습니다.
재주가 많은 분이셨습니다. 예술적 감성이 풍부하셔서 그림도 좋아하시고, 손수 조각도 하시고 빈티지로 불리 수 있는 오래된 물건들을 사랑하셨습니다.
부끄럽게도 철없을 때는 아버지의 그런 성향이 짜증스럽게 여겨진 적도 있습니다.
철이 들며, 외양보다는 물건의 참값을 알아보시고 귀이 여기신 안목을 비로소 짐작하게 되네요.
고3 여름방학 때, 입시생인 저를 제외하고 단양으로 휴가를 가셔서 제 품에 안길 만큼 커다란 상감기법의 도자기를 사오셨습니다. 은은한 갈색의 풍만한 굴곡을 갖고 있는 그 도자기를 제가 찜했죠.
"저건 내꺼야"
우리 가족 중 저 만큼 도자기나 예전 물건을 탐하는 형제들은 없어서 도자기는 아버지가 돌아가신 후 자연스레 제 소유가 되었습니다. 천방지축 조카가 깨트리기 전까지.....
아이야 무슨 잘못이 있겠습니까. 소중한 물건을 보관 하지 못한 어른이 문제죠.
눈처럼 빛나는 아름다운 나무장에 아버지가 남겨주신 수집품들을 넣어 두고 싶습니다.
언젠가 저 마냥 그 고물 수집품을 보물처럼 사랑해 주는 아이에게 안전하게 전달할 때 까지
가족을 잇는 보물을 보물상자에 넣어두고 싶다는 소망이 있습니다.
저도 포스팅 할때마다 글빨이 부족함을 절감하는데...